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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한 진보를 위한 리더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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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성숙한 진보를 위한 리더쉽

코로나를 대하는 전략으로 충남과 아산은 배타와 고립보다 협력을, 강제와 통제보다는 자율과 민주적 연대를 선택했다.

인류와 바이러스와의 싸움은 진화론적으론 단세포와 유기체간의 싸움이다. 그 단세포에 의해 지구촌 전역은 일상이 비상이 됐다. 이 단세포가 준 공포가 세계를 유리창처럼 연약한 기반으로 바꿨다. 이제 단단한 사실의 기반은 ‘이상한나라의 엘리스’의 판타지 속의 구멍으로 무너져내렸다. 선진국들, 특히 미국과 유럽도 우리가 알던 그들이 아니었다.

 

 

믿었던 깊은 샘물이 말라버려 두레박에는 먼지 나는 흙만 가득히 담겨있다. 더 이상 지난 세기에 익숙해진 방식으로는 삶을 유지 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생존의 절실함을 압박한다. 파산의 법정에 서 있는 가장의 심정과 같이 심정지에 다다른 세계 경제를 어떻게 되살리고 깨지기 쉬운 세계화 시스템을 어떻게 개선하느냐의 문제가 어둠을 더하고 있다.

 

우리 사회를 구성할 새로운 민주주의가 가능한가도 고민이다.  미국 등 선진 세계의 민주주의 현상은 김지하 식의 타는 목마름을 호소하는 투쟁적 민주주의는 아니다. 오히려 지루하고 메마른 우울증의 민주주의이다. 존재들의 우울증은 선진국과 강대국들의 민주적 가치을 위축시켰고, 국가·민족주의로 회귀를 가속시킨다. 타는 목마름이 아닌 지루함에서 오는 심리적 불안의 고통이 우리에게 다가온다.

 

유발 하라리는 코로나를 거치며 중요한 정치적 선택의 두 질문을 던진다. 국수주의로 고립할 것인가, 국제적 협력으로 맞설 것인가? 아니면 공포를 통제하기 위해 전체주의로 갈 것인지 민주적 연대로 갈 것인가? 지금 민주주의는 한계와 가능성을 해결할 아방가르드한 이념과 기획이 필요하다. 세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과 위기 극복에 대처하는 새로운 정치적 태도이다.

 

이 시점에서 세계의 이목이 선진방역 시스템과 민주주의 가치에 기반한 대한민국의 방역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세계는 이 가치들이 대재앙의 위협을 제대로 극복할 수 있을까 궁금해하고 있다. 특히 세계 석학과 지성들의 포커스가 우리 국가와 사회와 우리들로 모아지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대한민국의 성과에 대해 “민주주의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항해 이길 수 있다는 증거”라고 표현했다. 그들의 지성이 방역 한류의 본질을 제대로 꿰뚫었다. 찢어진 세계 방역 시스템의 틈으로 민주주의의 빛이 새어들어오고, 달콤하고 시원한 민주주의의 물줄기가 솟아오른다.

 

그 방역 한류의 시발점은 어디 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코로나를 대하는 전략으로 충남과 아산은 배타와 고립보다 협력을, 강제와 통제보다는 자율과 민주적 연대를 선택했다. 아산의 이 같은 움직임은 우리 사회 전반에 울림을 주었고, 님비현상이라는 용어가 나온 이래 처음으로 님비현상의 고질병을 사전에 차단하는 선례가 됐다. 적어도 내가 기억하기는 그렇다. 

 

하지만 처음부터 충남 아산이 민주적 가치를 선택한 것은 아니다. 배타와 고립과 강제로 아산 주민은 우한 교민의 지역수용을 결사적으로 반대했다. 이 과정에 양승조 충남지사는 계란을 맞는 수모도 겪어야 했다. 다행히 반전은 현장에서 나왔다. 위기의 순간이 진리가 드러나는 순간이 되었다. 고립은 협력으로, 통제와 강제는 민주적 연대로 돌아섰다.

 

이러한 변화의 비결은 무엇인가. 직관적으로 살피면, 당장 눈에 띠는 것은 양승조 충남지사의 빠른 결단과 이에 대한 도민의 신뢰이다. 특히, 코로나 초기부터 수용시설 입구에 집무실을 만들고 아내와 함께 동고동락을 선언 한 도백의 결단은 설득력이 있었다. 현장에서 도백과 도민은 서로 충분히 만지고 보듬었다.

 

민주적 메카니즘은 이렇게 작동되었다. 양 지사는 현장 방역의 결정 단위를 주민 각자의 수준까지 분산시켰다. 결과는 도민 각자가 코로나를 대응하는 하나의 주권자로 활동할 수 있었다. 이것이 정치사회학적 메카니즘으로 작용했다. 도백의 헌신이 메카니즘의 단초였다. 작용과 반작용의 원리로서 도민의 반응은 방역자치와 직접 민주주의를 꽃피우는 역동성을 만들어냈다.

 

현상은 이렇게 나타났다. 타자에 대한 아산 시민들의 높은 감수성은 적대감에서 포용으로 바뀌었다. 유례없는 비상사태 속에 아산 시민들은 나의 이윤만 좇을 수는 없었고, 너의 위기가 곧 나의 위기라는 음성이 내면에서 들려오는 것을 경험했다. 외부로부터 불어 닥친 위기가 내면으로부터 새로운 민주적 감수성을 일깨우는 기회가 됐다. ‘위기를 기회로 나라를 바로 잡는다’는 ‘부위정경(扶危定傾)’의 메카니즘이 현상으로 지방 도시 아산에 나타났다.

 

포스트 코로나가 우리에게 던진 것은 ‘다시 민주주의’에 대한 물음이다. 어쩌면 정작 우리가 직면한 위기의 실체는 코로나가 아니라, ‘박애 없는 민주화’와 ‘자신 밖에 모르는 자유시장주의’일지 모른다. 이러한 질문이 파도가 되어 더 크고 새로운 이념의 바다로 우리를 흘러가게한다.


위기의 순간에 ‘다시 민주주의’의 지혜를 직감한 아산시민의 경지에 경의를 표한다. 정치적 당파인 보수와 진보를 넘어서는 내면의 민주주의가 성숙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곳에는 민주혁명의 역사적 흐름과 진보의 실험을 넘어서는 제3의 길인 비욘드 진보의 가능성을 보았다.

 

베들레헴은 결코 작지 지방도시가 아니었다. 성경의 은유가 충남 아산에 투사되었다. 베들레헴에서 시작된 예수의 프로젝트가 세계를 이끌었듯 ‘글로벌 스탠다드’의 기원을 알린 충남과 아산의 헌신이 우리 사회의 소중한 자산으로 재구성되어 더 성숙한 사회로 나가야한다. 내면의 민주화를 경험한 시민과 그들과 동고동락한 한 지도자의 진정성에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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